'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고, 2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실제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공부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그것을 다른 누군가와 함께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율이라는 측면을 조금씩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소위 '현타'가 오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어떤 주제의 글을 쓸 것인지를 고르는 작업도 그러하고,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는 글이니 만큼, 내용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겠다는 부분도 있겠지만, 블로그 글에 따라 붙는 광고에 대한 수익을 기대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만약, 처음의 목적대로 내가 공부하는 과정을 디지털 문서로 저장하는 용도라면, 굳이 이런 부수적인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도 훨씬 효율적인 방법들이 많이 있을테니 말이다. (SVN이나 깃과 같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광고 등에 의한 수익도 함께 꾀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블로그 운영을 꾸준히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될테니까... 결국에 효율이라는 측면을 조금씩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은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 대비 얻는 결실이 현격히 적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나라 블로거들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검색을 통해 블로거들의 수익 공개 현황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글들에는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잔뜩 적혀 있다. 마치 블로그를 시작하고, 구글의 애드 센스가 붙기 시작하면 나도 돈을 벌 수 있겠구나 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기 딱 좋은 글들이다.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아주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일명 '뻘글'이라 불리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나 같은 블로거들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유명 BJ의 극단적 선택'을 주제로 올린 블로그 글과 '파이썬 기본'을 주제로 올린 블로그 글을 놓고 봤을 때 어느 쪽이 대중의 관심을 더 끌어 모을지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쉽게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수익이 안나는 것도 당연한 순리일 것이다. 하지만, 클릭당 단가가 가장 높은 키워드라는 '보험'을 주제로 '보험'과 아무 관계 없는 내가 블로그 전체를 '보험'으로 도배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고, 블로그의 수익만을 위해 전혀 내용도 없는 '유명 BJ의 극단적 선택'과 같이 자극적인 주제만 찾아 해메이는 영양가 낮은 짓도 하고 싶지는 않다. 글을 쓰는 내게도,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는 글들을 올리는 것이 누가 봐도 생산적인 행위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사장되는 것처럼 나도 같은 수순을 밟아가는 중이라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나 역시 불현듯 찾아온 '현타'에 의해, 블로그를 통해 더 이상의 지식 컨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비록, 나는 이런 결정을 내리지만, 다른 '순수한 의도'로 지식 컨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거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효율에 대한 현실적인 부분을 마주하게 된다면, 나와 비슷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지식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을 도와주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들에게 돈을 주고 후원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올린 글이 충분히 생산적이었고, 그들이 계속해서 생산적인 일을 하길 원한다면, 올라온 글에 클릭 정도는 해주자는 말이다. 우리의 클릭 한 번은 그들의 블로그 운영에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고, 그것은 우리가 계속된 양질의 글을 보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충분히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제안한 일을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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